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저기 실례지만...

이번에야 말로 꼭 묻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불타올랐다.
30분이나 서성이다 결국은 쓰지도
않을 물건을 단지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사려고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조금은 어색해 보였다.

아무렴 어떠랴...
분명히 나의 직감은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예전 그 사람이라 확실히 내게 말해주고 있었다.

분주한 와중에 계속 서성대던 내가 아까부터 신경 쓰였는지 그이는 내가 말을 건네자마자 밝게 웃으며, 그러나 조금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반긴다.
일상의 대수로운, 돈이 조금 모자라서 흥정을 하려거나 이것저것 물어보아 귀찮게 구려는 손님의 하나로 생각하겠지..
혹시 H대 전산학과 나오신 L씨 아니신지요?
나의 물음에 그는 흠칫 놀란다.
그리고 찬찬히 다시금 위아래로
나를 뜯어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한 그의 모습에서
나는 그가 예전의 그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실망스러웠다.

아닌데요,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그러나 답변에 실망도 잠시, 나는 다시금 이미 확인된 사실을 검증이라도 하려는듯 확신에 찬 어조로 다시금 되묻는다.
이어지는 그의 약간은 짜증난 응답...
이미 대화의 실마리를 잃어버린 연후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하지만 나는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이 예전의 세상에 다시없을 듯 순수하고 머리도 비상했던 L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왠지 모를 이렇게 흘러가는 상황에 대한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도대체 L이 나를 모른척 할 이유가 뭐지?
우린 참 친했었는데...
내가 무언가 그를 서운하게 하거나 화나게 한 일이 있었나?
그리고 보니 다시금 그와의 격리되었던 시간이 너무도 길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이미 답변을 내놓고 대화를 거부하는 상대에게 언제까지 매달릴수는 없는 법,  나는 일단 주변을 돌아다니며 볼일을 보기로 했다.
사실 근처의 법률사무소에 볼일이 있어서 들른 것이였지 컴퓨터 부품 상가에 일이 있던건 아니었다.
그저 어릴때부터 이 근방을 지나게 되면 늘 들리던 습관의 관성에 끌린 것이었을 뿐이었다.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행여나 이 친구가 어떤 사업을 하다가, 혹은 직장을 다니다가 큰 실패를 보아서 장사를 하는 모습이 내게 보이기에 부끄러워서 그런 것일까?
하지만 곧 나는 머리를 젓는다.
하루 이틀 지낸 사이도 아니고 대학 동창이나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어릴적 친구들보다 우정의 깊이가 작다고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고등학교, 중학교 친구들만큼이나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회 친구들이 많다.
그렇다면 대체 왜...

저녁 어스름이 깔리고 주위가 어두워질 때 즈음에 다시금 상가에 들어섰다.
마침 그 사람도 매장를 정리하며 청소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귀찮어함과 문전박대가 두려워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다시금 그를 관찰한다.
예전의 깔끔하고 멋스러웠던 외모는 많이 상하고 세월의 풍파가 남들보다 더 그를 거쳐간듯 초췌해보였지만 아무리 다시금 뚫어져라 쳐다봐도 나의 확신은 깊어져만 갔다.
비록 격조하여 졸업 후에는 바로 연락이 끊어졌지만 내가 집착으로 보일 정도의 이런 행동을 하는건 그와의 그저 그런 동창의 안부나 묻기 위한 소소한 애상의 하나는 아닌듯 싶다.
그래도 한때는 무척이나 절친했던 친구이자 젊은 시절, 무언가 한번 해보자고 서로 어깨를 도닥이던 그런 동료의 하나였기에 더더욱이나 궁금하고 그의 외면이 내게 더 궁금증을 안겨준듯 하다.

이윽고 그가 상가를 나선 후 한참의 시간이
흘러 뒤따라가던 나는 그의 뒤에서 가볍게
어깨를 툭 치며 말을 건냈다.
그는 그다지 놀라지도 않고 마치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듯이 어깨를 그저
으쓱할 뿐이었다.

담배 있냐?  담배 하나 줘바...      FIN.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기독교인들을...
  
 한국사회의 아주 특별한 Propaganda
  
 고구마 파는 노인네의 한탄.
  
 How  to listen TRANCE when you...

  
 10 Tunes of the second Half of '2008
 


본 포스트는 아래의 사이트에 발행되며 찿아보실수 있습니다.    클릭하시면 글목록 기능과 함께 추천이 가능합니다.

  1. 끄라우드 2008.12.08 14:12 신고

    어여주슝......뭔지알지요?

    perm. |  mod/del. |  reply.
  2. 끄라우드 2008.12.08 14:13 신고

    블로그를 테러할지도 몰러...

    perm. |  mod/del. |  reply.
    • Favicon of http://liebe.tistory.com BlogIcon LieBe 2008.12.08 22:51 신고

      허걱.....조금 봐달라능...그쪽껀 이미 끝나 있다능...
      근데 날라갔다능...

      OTL

  3. Favicon of http://datgle.net BlogIcon datgle 2009.01.05 00:18 신고

    올해 처름 RSS 구독을 하게되는 말그대로 멋진 블로그네요, 가끔씩 들려 좋은글 읽고 갈게요~

    perm. |  mod/del. |  reply.
    • Favicon of http://liebe.tistory.com BlogIcon LieBe 2009.01.05 00:22 신고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과한 칭찬이 부끄럽습니다....^^;;;;

댓글 입력 폼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