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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나치 정권은 공산주의자를 색출하여 처형하기 시작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므로 관여치 아니하였다.

그들은 개신교도들을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카톨릭교도였기 때문에 관여치 아니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을때 나를 위해 외쳐줄 사람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민중의 외침,     페니 러녹스




날씨가 쌀쌀합니다.  
아침 출근길의 두툼한 외투들은 이미 겨울에 접어든 것을 느끼게 하고 손을 호호 불면서 부여잡은 커피잔의 온기는 벌써 싸늘해진 공기의 차가움을 실감하게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오늘도 둘러 모여 파업으로 인해 물류가 늦장을 부린다고 투덜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이 철도 노조 준법 투쟁 3일차입니다.

기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지금도 파업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기륭전자의 3년이 넘어가도 아직도 끝이 요원한 파업과 며칠전 타결된 길고 길었던 이랜드 500여일의 투쟁 뿐 아니라 현재 민주 노총에 알려진 생계형 파업인 비정규직 고용문제로 인한 1년 이상 장기 분규 파업만도 30군데가 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끝은 묘연하기만 합니다.
기륭전자의 대표 이사가 4번이나 바뀌면서도 사측은 똑같은 입장만 고수하고 있고 이랜드 파업은 무노조 원칙을 고수한다는 치졸한 방법으로 파업 지도부의 전면 거부를 꺼내들었습니다.
여타의 방송과 언론에서 침묵하기만 하는 다른 사업장이야 상황이 불보듯 뻔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철도 노조의 준법 투쟁 3일차의 날입니다.
방송은 이 준법 투쟁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언급은 교묘히 피하며 사람들이 철도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지연, 연착되는 상황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왜 준법 투쟁을 하는지, 지금껏 규칙에 맞춰서 운영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그렇게 운영되려면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관점에 대한 조명은 도외시한 채 낮부끄러운 시민들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인터뷰 방송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연합 뉴스는 "경제위기 심화로 공공부문의 파업에 대한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아 노조 입장에서 실제로 파업을 강행하기가 다소 부담스럽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았을땐 파업 해도 괜찮았는지 반문하고 싶은 논평입니다.



1. 대체 무엇을 요구하는가.

 요 근래 일어난 파업의 대부분은 임금 협상으로 기인한 파업이 아닙니다.
대부분 불안정한 고용 형태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파업입니다.
비정규직법의 교묘한 헛점을 노려서 2년이 넘어가기 전에 자진 퇴사 후 재입사의 편법을 쓰거나 용역 업체에게 일임한 후 자신들이 고용을 승계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철도노조의 파업은 가뜩이나 부족한 인원을 더 감축시키려는 사측과 고용안정화와 안전 운행을 내걸은 노조와의 대립입니다.
가끔가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먹고 살기 힘든데 비정규직이면 어떠냐.  복에 겨운 소리다..."
이런 소리 하시는 분들께 저는 도리어 묻고 싶습니다.
생색낼땐 선진국, 선진국 노래부르며 왜 정작 필요할땐 더 졸라매는것을 강요하냐고.
엄연한 노동력과 임금의 교환으로 같은 입장에 서야 하는 노동자와 사용자가 왜 고용의 불안정을 무기로 노동자를 내몰고 불합리한 착취가 이뤄지게 하느냐고...
어떤 사고를 가지면 이런 불합리를 옹호할수 있느냐고 말이죠.



2. 왜 침묵하는가.

 선거철만 되면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여의도의 그분들께 여쭙고 싶은게 있습니다.
비정규직 법안을 통과시킬때 이런 부분을 간과한 그들 덕분에 노조들은 수백여일을 투쟁해야 했고  과연 얼마나 국회에서 파업자들의 이야기가 나왔으며 얼마나 관심들을 가져줬는지 궁금하다고요.
대체 부실 법안이 통과되고 공권력이 투입되어 강제 해산까지 이르렀을때 그들이 팔짱을 끼고 지켜본 것 말고 뭘 했는지도 말입니다.
자신들의 지역구 표가 달린 문제가 아니라서, '신자유시대 무한경쟁' 체제로 가는 미국과의 FTA까지 하는 마당에 비정규직에게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너무 사치스러운 일이여서 그들은 그렇게 조용했나 봅니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기사를 쓸때마다 경제가 안좋은데, 사회분위기가 용인을 하지 않는데, 앞으로 대외 투자 유치와 수출이 어려워지는데.....등등등.... 이런 높으신 뜻 말고 당장 그들의 실지 임금과 불공평한 처우에 대해 관심은 가져준 적이 있는지 말입니다.
비정규직 문제도 있지만 경영진의 경영압박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는 어떻게 도출된 논리이며 용역 깡패와 공권력에 의해 질질 끌려 나가는 판국에 달랑 단신 하나로만 처리하기 아쉬워 무언가 더 크고 중차대한 기사로 일면을 장식하고 뉴스에 내보내기 급급한 고상한 언론들은 대체 누구에게 읽히고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글을 쓰고 화면을 찍습니까?
더더구나 정권과 사용자의 펜과 칼이 되어 프라파간다를 열심히 보급한 성과를 거둬들여 이제는 국민들까지 그들이 불편해하고 불안해하고 계급간의 불화가 일어난다고 나서서 걱정해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파업하는 노동자는 빨갱이의 사주를 받았슴을 더 알려야 합니까?



3. 내 일이 아니니까.

 가장 슬픈건 이런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입니다.
시스템의 프라파간다의 세례를 듬뿍 받아 그 자신이 같은 노동자이며 같은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파업은 무조건 불길하고 나쁜것이라 단정짓습니다.
도리어 자신은 저 길가에 나앉은 그들과는 다르다는 착각 속에 사용자의 논리와 목소리로 그들을 비난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불편하고 피곤해진다는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목소리를 높여서 욕을 해대고 있습니다.
유럽쪽의 여행을 해보신 분들은 익숙한 광경이시겠지만 유럽에서의 파업으로 인한 비행기의 연착이나 지연은 흔한 일입니다.
뉴스에서는 연일 하루도 빠짐없이 파업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그네들은 그게 생활입니다. 
그게 뭐가 좋은거라고 자랑스레 얘기하냐고요?
그게 자랑스러운게 아니라 그 현상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웃이 파업을 해도 그것으로 인한 불편과 불안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자신의 내일이 모습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행동하고 싸우지 않으면 어떤 누구도 나에게 내 몫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그리고 남을 위해 외치지 않으면 나를 위해 외쳐줄 사람이 없다는걸 잘 알기에 그들은 그것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결코 편안해서, 대수롭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일상처럼 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저는 가끔 그네들이 부러운걸 떠나서 정과 인정이 넘치는 동양인과 합리적이고 개인주의적이라는 서양인의 통속적 분류가 무색해짐을 느낍니다.
물론 그들의 사상에서 합리적인 판단으로 타인의 돕는 이타심이 발휘되는 것이지만 결과만 놓고 볼때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가족, 친지, 동료 외의 일엔 그런 간단한 이치마저 외면하고 냉정해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섭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내일의 내 모습이 될지도 모르는 그들에게 침을 뱉고 욕하고 투덜거리는 우리들의 모습이 섬뜩합니다.




대중은 교화되고 가르쳐야 할 존재가 아닙니다.
대중은 다 자란 성인으로 보아야 할 존재이고 아직 배울 것이 많은 미성숙의 존재가 아닙니다.
그런 사고야말로 나찌즘과 파시즘을 낳은 기틀이고 제국주의와 성장 우선 주위의 통제 정치를 용인하는 초석입니다.

하지만 대중은 또한 어리석기도 합니다.
자신들 또한 인간이며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간단한 사실을 망각하며  그 자신, 이 땅에 태어났을때부터 프라파간다의 세례를 받았음을 부인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하철이 파업하면 어떻하냐고 투덜거리는 어떤 분의 뒷자락에 제가 흘리는 한숨입니다.


2008.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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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insangk.com BlogIcon 민상k 2008.11.18 06:48 신고

    전혀 다른 소재의 글이라 조금 생뚱맞을 수 있지만, 제 글의 일부를 잠깐 옮기고 싶군요.


    4.
    많은 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특히 나이 좀 된 어른들은. 예전엔 헝그리 정신이 있어서 이렇게 안 졌다고들 말한다. 그땐 다들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요즘 애들은 열심히 안 뛰고 슬렁슬렁 걸어다니기 바쁘다고 화를 낸다. 한마디로. 박정희 미싱하는 소리다. 박통 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에 이 나라가 지금 이렇게 개고생하는데도 또 그 소린가. 발전하는 경제 외에는 아무 것도 챙기지 못했던 그 시절처럼, 지금 당신들의 삶도 그러한가. 그저 지금보다 돈만 잘 벌 수 있다면, 공기가 나빠지고 독재가 창궐하고 비리가 만연해도 괜찮은가. 지금 당신들의 삶도 그렇게 헝그리하고 처절하지 않으면서, 축구 선수들에게만 그런걸 요구할 권리, 없다. 그 누구에게도.


    대머리 아저씨가 주구장창 해먹던 시절에 태어난 제가, 그보다도 한참 옛날인 박통 시절을 알 리는 없겠지요. 그래서 그 시절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공유 하는 것, 은 힘든 일이 아니라 불가능 한 일이 맞겠지요. 하지만 그 향수, 지독할 정도의 처절한 향기는 그대로 남아 이 사회 곳곳에 패악을 부리고 있음을 봅니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라는 명분이 너무 많은 것들을 합리화 시키고 방치 시켰네요. 그래서 자기 눈 앞에 조그만 손해만 보아도 투정 부리기 바쁘지 이해해 볼 생각들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더더욱 문제는 그런 와중에서도 자신에 관련해서는 선진국 스탠다드에 준하기를 바란다는 것이겠지요. 발전소 하나 지으려면 주변 거주민들은 '삶의 질'을 논하며 달려들지만 그들 중 정말로 '삶의 질'을 고민하고 투쟁에 함께 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요. 내 '삶의 질'과 타인의 '삶의 질'이 동등한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 은 초등교육만 이수해도 (초등학교 2학년 바른생활 시간에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졸지만 않았어도) 알아야 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종종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아도 무리한 요구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일부의 귀족 노조들의 파업이 문제긴 하지만. 조선 땅에서 벌어지는 많은 파업들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이해심을 가지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것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들과 함께 하지는 못 할 망정 비난으로 고개 숙이게 하는 일은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네요. 이 글, 많은 공감이 됩니다. 서두에 인용하신 페니 러녹스의 말이 특히 짜하네요.


    ps : 프라파간다의 세례- 가 무엇인가요; 네이버님께 물어봐도 안 가르쳐 주시는지라;

    perm. |  mod/del. |  reply.
  2. Favicon of http://liebe.tistory.com BlogIcon LieBe 2008.11.18 11:01 신고

    민상님이 지적하신 그 모든것이 프라파간다의 일부분입니다.
    시스템이 자신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에게 시스템의 논리와 이치를 회유, 선전하여 부지불식중에 주입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지요..

    [img]http://cfs10.tistory.com/image/3/tistory/2008/11/18/10/56/492220dbe39d6[/img]
    [img]http://cfs10.tistory.com/image/34/tistory/2008/11/18/10/56/492220dcdedda[/img]
    [img]http://cfs10.tistory.com/image/17/tistory/2008/11/18/10/56/492220dd19b20[/img]

    개인적으로 프라파간다 이론의 현대적인 재조명 및 그 위험성의 경고에 있어서 노암 촘스키만큼 왕성히 활동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기에 권해 드립니다..

    perm. |  mod/del. |  reply.
  3. Favicon of http://offree.net/ BlogIcon 도아 2008.11.18 13:14 신고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기존의 파업이 국민의 발을 담보로한 파업이 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더군요. 아울러 이번 파업이 그 동안의 파업과는 다른 파업이라는 것을 알려 줄 언론이 사라졌습니다. 이명박의 언론 장악 음모가 이제 완성단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어 씁쓸하더군요.

    perm. |  mod/del. |  reply.
    • Favicon of http://liebe.tistory.com BlogIcon LieBe 2008.11.18 14:04 신고

      네...지켜보는이의 불편을 담보로 하는 파업은 기실 동양, 서양 어디서건 환영 받지 못하는건 사실이죠.
      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용인해줄수 있는가..그것을 남의 일이 아닌 내일의 나의 일로 받아들일수 있는가의 인식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90년대 후반... 이천년도부터 일찌기 볼수 없던 그런 경향이 과감하게 커밍아웃하더니 요즘은 무관심을 넘어서 대놓고 욕하는 세상이 되었더군요...

      이것도 지만원씨와 함께 하는 그분들...(그분들도 계파가 하도 많아서리..서로 뭉탱이로 뭉쳐놓으면 기분 굉장히 나쁘실듯...) 의 축복이 아닌가 합니다...

      덧 : 도아님..인천 사신다고요? 헐...연수구 어디라는 얘길 들었는데 저희집에서 밟으면 10분 거리군요!!!

    • Favicon of http://offree.net/ BlogIcon 도아 2008.11.18 14:39 신고

      예전에 인천에 살았습니다. 삼산동. 지금은 충주로 이사왔습니다.

    • Favicon of http://liebe.tistory.com BlogIcon LieBe 2008.11.18 14:42 신고

      그러시군요...........아쉽습니다...
      인천 계실때면 한번 뵐수 있었을텐데...
      QAOS는 제가 뭐 물어보는 친구들에게 닥치고 RTFM (Read The Fucking Manual) 하면서 늘 알려주던 주소거든요.....^^
      다들 가보고 다시는 안물어보고 알아서 검색들 잘 하더라구요....^^

  4. Favicon of http://nooegoch.tistory.com BlogIcon nooe 2008.11.18 23:25 신고

    [img]http://cfs8.tistory.com/upload_control/download.blog?fhandle=YmxvZzE1MjU3NUBmczgudGlzdG9yeS5jb206L2F0dGFjaC8wLzI0MDAwMDAwMDAwNC5qcGc=[/img]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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